40대가 본 20대의 세대공감

40대의 당신. 20대 신입 직장인들을 이해하나요?

이번 글은 “프로그래밍”과 살짝 거리가 있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현재 40대이고 “시니어” 소리를 듣고 있는 직장인인 제가 느끼는 20대~30대 신입 직장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40대이고 아이를 둔 가장이지만 6.25 전쟁이나 군사정권을 직접적으로 겪은 세대는 아닙니다. 저의 부모님께서는 6.25 전쟁 당시에 태어나신 전쟁 세대이고 정말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다가 70~80년대의 한강의 기적을 일군 세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70~80년대 출생 아이들은 어렵더라도 “끼니를 굶는 시절”을 산 세대는 아닙니다. 가난하더라도 어느정도 풍요로움을 누렸으며 70~80년대의 경제 성장의 혜택을 받는 세대입니다. 따라서 저도 마찬가지로 어느정도 잘 먹고 잘 큰 아이들 중 하나입니다.

어렸을 때 “돈가스” 나 “치킨”을 한번 먹는게 소원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밥을 못 먹지 않았기 때문에 먹는것에 대한 갈증은 없었던거 같습니다. 대신에 우리 부모님들은 “과자” 나 “초콜릿”을 못먹어봐서 일까요? 당시 50원 100원짜리 새우깡, 빠다코코낫 같은 과자들을 하루종일 물고 있었던거 같습니다.

내가 어렸을 적 당시 좋아했던 “과제선물세트” – 롯데제과

즉 “과자”는 원없이 먹게 해줬던거 같네요. 그 결과는? 어린 아이들이 수시로 “치과” 에 가서 썩은 이를 치료하는 일이 빈번했습니다.

과자를 그렇게 많이 먹어도 별다른 병에 안걸리고 잘 큰거 보면 과자가 몸에 아주 나쁜 음식은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피자”, “치킨” 같은 음식은 자주 먹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었던거 같습니다.

이런 풍요로움과 경제 성장과는 다르게 사회 전반적으로는 “민주화”의 열망, 민주주의가 빠르게 퍼져나가는 격변의 시기였습니다. 해외 여행도 자유화 되었고 “선진국” 의 반열에 올랐다는 증거인 “OECD” 가입도 제 학창 시절에 이뤄졌습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가 오는 바람에 저희 부모님 세대들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았던거 같습니다. 당시에 고등학생이었는데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어려웠던 상황으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IMF를 겨우 벗어난 시기에 전 대학생이 되었고 군대를 다녀왔습니다. 당시만 해도 “취업”에 대해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았던거 같습니다. IT 붐으로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생겨나고 관련 산업이 성장하던 시기였으니까요.

즉 취업이 안될거라고 생각은 안했습니다. 어떤 회사를 가느냐가 걱정이었던거 같네요. 대학생 마칠 때 쯤에는 정책적으로 IT 쪽을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관련 교육도 받기도 하였고 결국 SoC 설계 분야의 작은 회사로 취업을 하였습니다.

취업 그리고 결혼 그리고 미래

비록 원하는 회사는 아니었지만 신입 시절에는 몇명의 또래 동기들과 함께 즐겁게 회사를 다녔던거 같습니다. 작은 회사이고 최소 시급 정도의 월급이었지만 내가 내 힘으로 돈을 번다는게 자체가 뿌듯했었습니다.

물론 처우와 대우는 좋지 않았습니다만 회사에서 버티게 했던 힘은 “미래”가 밝을 거라는 “긍정적인 마음” 을 가져서인거 같네요. 수시로 밥먹듯이 야근과 주말 출근을 하고 회사에서 주는 밥으로 끼니를 때워도 경력을 쌓게 되면 괜찮은 미래가 오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살았던거 같습니다.

제가 신입 당시만 해도 나름 날고 기는 선배 엔지니어나 개발자들이 즐비했고 배울점도 많았습니다. 또한 그들의 경험담과 그들이 살아온 히스토리를 전해 듣고 나도 열심히 하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며 생활도 안정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던거 같습니다.

또한 관련 업계의 회사도 많다보니 열심히 하여 경력을 쌓으면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장밋빛 기대감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나름 열심히 살다보니 현재의 아내를 만나게 되고 결혼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내 후배들이 보이지 않는다

제가 임베디드 관련 업계에 일하면서 점점 프로그래머들이 이탈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한창 대리급 정도의 경력을 가졌을 때만 해도 임베디드 관련 업계에서는 저와 비슷한 또래의 경력자 혹은 신입들이 꽤 보였습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고 나니 제 또래 프로그래머들은 보이지 않고 나이든 프로그래머들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10년차 정도 되었을 때는 신입은 거의 보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개발 경력 기간 동안에 이직을 몇번 했지만 저보다 경력이나 나이가 어린 프로그래머들을 보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임베디드 업계의 시장 상황이 좋지는 않아서 “채용”을 하지 않는 경향으로 알고 있었지만 점점 더 시간이 지나니 10년 이상의 시니어들 조차도 채용도 어렵고 관련 업계로 오지 않는다는 상황을 알게 되었을 때 이제 “임베디드 엑소더스” 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드디어 알게 되었습니다.

비단 임베디드 업계만의 문제가 아니었던거 같습니다. 전통적인 산업군들의 경우, 예를 들면 전통 제조업의 인력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농축산업 등의 전통 산업에도 일할 사람들이 없다고 아우성들이었습니다.

IT 분야에서도 분명히 선호 현상이 뚜렷해 졌습니다. IT 서비스쪽에는 젊은 청년들이 모여들고 몸값이 점점 뛰는 반면에 그 외 분야에서는 임베디드 업계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떠나고 있었지요.

이제 제가 다니는 직장에서는 “40대 초반”이 막내가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그 상황은 현재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당분간은 제가 종사하는 분야에서는 20대 중~후반의 신입 직원들은 보지 못할거 같습니다.

MZ세대로 불리는 그들이 나약하고 문제이다?

최근에 언론이나 방송,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MZ세대”의 용어가 등장하고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MZ세대의 뜻은 M의 밀레니엄세대와 그 다음세대인 Z세대를 뜻합니다. M은 1980년~1996년까지 태어난 세대들을 뜻하며 Z는 그 이후에 태어난 청년, 청소년들을 의미하지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MZ세대는 20대초~30대초의 젊은 청년들을 의미하는 거 같습니다. MZ세대가 실제적으로 10세~43세까지 되버리다 보니 현실적으로는 맞지가 않죠. 1980년생인 43세는 사회적으로도 시니어에 속하기 때문에 살짝 잘못된 세대 구별인거 같습니다.

어쨌거나 20대~30대초까지의 세대를 MZ세대라고 했을때 언론이나 방송에서는 이들이 나약하고 개념이 없는 세대들로 지적하고는 합니다.

요즘 언론에서는 “MZ세대 돌려까기”가 유행인듯 합니다. 사회적 트랜드에 굉장히 민감하면서도 자기 중심적이고 이기적이라고 평가를 합니다. 특히 직장에서 신입사원들은 MZ세대들은 인내심이 부족하고 배려가 없으며 권리는 주장하지만 의무는 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저는 사실 직장에서 90년대생들을 겪어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간혹 젊은 직장인들을 겪어봤을 때 MZ 세대라고 일컫는 젊은 직장인들이 전부 저럴까지고는 결코 생각지 않습니다.

제가 신입 시절만 해도 불확실한 미래와 쌓이지 않는 경력으로 인해 늘 불안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4년차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일을 계속해야 할지 다른 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지 갈팡질팡 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미숙한 청년들은 갈길에 대해 갈팡질팡 하는 시기가 있다 – 픽사베이

따라서 한가지 무언가 집중하기가 어려웠던거 같습니다. 때론 정신적으로 방황하였고 내가 이일을 해서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시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고 경험이 점점 쌓이면서 버티기 시작했고 결국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즉 MZ세대만 그렇다고 보기 어려울꺼 같습니다. 대다수의 인간들은 성인이 되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불확실성에 대해 방황과 갈등을 가집니다. 그 시기가 20대초~30대초반일 가능성이 제일 높습니다.

특히 2020년대 20대 중후반 30대초반의 청년들은 더욱더 격변의 시기에 놓여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가입한 시기인 90년대 중후반에 태어나서 풍요로움 속에 성장했습니다. 먹을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IMF와 금융위기 등을 거치면서 내 부모들이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했을지 모릅니다.

더 나은 교육을 받았고 디지털 도구의 도움들을 받고 성장한 아이들인 현재 MZ세대들은 오히려 저를 비롯한 40대이상 세대들보다 더욱더 똑똑하고 스마트할지 모릅니다. 이런 청년들에게 직장에서의 경험들은 더 불확실성을 키우게 되었고 꼰대 상사들이 못미더웠으며 일과 삶을 분리하고 싶었을 겁니다.

단순히 윗 세대들의 시각에서 본 “MZ세대”들이 이렇다 저렇다는 사실 불편한 평가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로나, 기후위기, 저출산, 부동산 폭등이 MZ 세대들을 위축되게 만든다

현재 20~30대 청년들은 사실 역대급 “취업난”에 처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업들의 비용절약으로 신입 직원들을 채용하지 않고 “경력직” 들만 주로 채용하며 AI의 등장과 코로나19 등의 이슈로 인해 비대면 업무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서울을 비롯한 대한민국의 부동산 값 폭등은 청년들에게 좌절을 가져다 주었다 – 픽사베이

거기다 경제 위기 + 부동산 값 폭등은 MZ 세대들로 불리는 청년들에게 좌절감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주거공간인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평생 월급을 모아도 살 수 없는게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취업도 되지 않고 주거 공간을 비롯하여 물가가 워낙 오르다 보니 청년들은 자연스레 쓰는 돈을 줄이고 미래에 대한 불확신만 키우게 됩니다. 어차피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봤자 내 보금자리 하나 마련할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레 연애, 결혼도 꺼리고 어느정도 생활이 안정화 될때까지 자신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최근 출산율이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0.7 까지 떨어진건 당연할지 모릅니다.

얼마전에 “최재천” 교수의 유튜브 영상을 본적이 있습니다. 제목이 꽤나 자극적이었는데요 한국에서 애를 낳는게 바보라는 겁니다.

무슨 내용인지 봤습니다. 그런데 이 영상을 보고 나서 제 나름대로 “깨달음”을 얻게 된거 같습니다.

동물도 새끼를 낳을 환경이 아니라면 낳지 않고 죽는다

즉 현재 MZ 세대라고 일컫는 청년들은 “위기”에 직면에 있다고 봐야 할거 같습니다.

당신은 MZ세대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가?

얼마전에 뉴스 기사를 보고 사실 헛 웃음이 나왔습니다.

어느 언론사의 기사입니다. 한국의 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졌다는 내용입니다.

이미 한국은 심각한 저출산 국가입니다. 매년 정부에서 저출산을 막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하지만 오히려 저출산 경향은 더 심해 진거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이런 기사들을 언론사에서 자꾸 내보내는게 어이가 없습니다. 왜냐면 언론사 그들도 MZ세대들이 결혼과 출산을 하지 못하게 한 장본인이기 때문입니다.

한강의 기적을 일궜던 대한민국이지만 그 성과는 소수의 부자들과 권력자들에게 흘러들어갔습니다. 미래를 대비하지 못한 기성세대들이 “부동산”으로 미래를 대비하려 하다보니 부동산 폭등과 같은 역효과가 발생한 겁니다.

이미 기성세대들은 부동산으로 일군 자산과 권력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부동산 투기를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들은 그 열매를 젊은 청년들에게 분배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이미 “부동산 투기” 로 재미를 본 사람들과 언론들이 짜고 이런 상황을 더욱더 부채질 합니다. 빛과 빛으로 쌓아올린 모래성 늪에 많은 서민들과 청년들이 빠져서 허우적 되는 상황이 도래한 겁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제는 부동산에서 비롯된 모래성과 같다 – 픽사베이

현재는 기성세대보다 청년들이 못사는 시대입니다. 억 소리 나는 집을 누가 사겠으며 일할 기회가 줄어드는 이 상황에서 누가 열심히 일을 하려고 할까요?

당연히 돈이 드는 연애도 하지 않고 결혼도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요즘 결혼을 하려고 해도 예식장, 혼수, 집 마련에 허리가 휠 지경입니다.

MZ세대들의 부모라는 불리는 세대들은 결혼을 할때 이미 “천민 자본주의”에 빠져 자식들을 돈으로 보는게 흔합니다. 상대 집안에 어떻게든 돈을 뜯어내려고 하고 돈이 없으면 결혼도 시키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야말로 요지경 세상입니다.

이미 “천민자본주의” 에 빠진 기성세대들은 자신들이 했던 방식과 같이 청년들이 따라오지 않는다고 나약하네 인내심이 없네~ 하면서 깍아내립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청년들은 매우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일할 노동력이 없다”, “대한민국이 사라진다.” 등의 자극적인 단어로 저출산을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이런 상황이 매우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마찬가지로 제가 종사하는 “임베디드 제조 업계” 에 이제 더이상 청년들이 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래야 이제 정신을 차리고 사람 귀한줄 알게 되니까요.

대한민국 인구가 줄어드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여러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고 행복한게 더 중요하다

이제 기성세대들도 정신차려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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