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 그리고 직장인 그리고 업무용 폰

나에게는 어디서 전화가 많이 올까?

현대인이라면 휴대용 전화기 즉 “스마트폰”은 누구나 가지고 있습니다. 예전 제가 어렸을 때 각 가정마다 1대씩 있었던 “유선 전화기” 시절에는 1인 1폰을 보유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었지요.

필자가 어렸을 때 사용했던 “버튼식” 아날로그 전화기 – 픽사베이

제가 어렸을 때는 “다이얼” 을 돌려서 전화를 거는 방식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위의 그림에서와 같이 숫자 키패드를 눌러서 상대방의 번호를 누르고 상대방이 받으면 통화가 되는 “버튼식” 아날로그 전화기를 주로 사용하였습니다.

1980~1990년대에는 아이 2~3명의 4인~5인 가정이 대다수였고 각 가정마다 요런 버튼식 전화기 한대씩 보유하고 있었던거 같습니다. 전화는 누구나 받을 수 있고 걸 수도 있기 때문에 어린 아이인 제가 전화를 걸 일은 친구에게 가끔 전화를 거는 정도 였습니다.

대다수의 친구들과의 연락은 사전에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해서 만나는 경우와 바로 집 앞 골목길을 나가면 늘 보는 친구들을 즉석에서 만나는 방식이었지요.

따라서 어린 아이였던 제가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는 일은 거의 없었다고 보면 됩니다. 중학생~고등학생이 되어서도 휴대폰은 아직 보급이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받는 일은 전무하다 시피 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대학생이 되면서 세상은 확 바뀌게 되었습니다.

1인 1폰의 시대가 열리다

1999년에서 세기말 감성이 느끼지던 시기 저는 2천년대로 넘어가면서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1999년에 지구의 종말이 올줄 알았지만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은 채 2000년을 맞이하게 되면서 “휴대폰” 즉 “셀룰러폰” 의 보급은 급속도로 늘어났습니다.

스타텍
모토로라의 인기 모델인 “스타텍”

당시의 휴대폰은 “음성 통화”와 “문자 메시지” 정도만 전송을 할 수 있는 폰이었습니다.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비해서는 격세지감이지만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통화와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은 “혁명” 이라고 밖에 볼 수가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개인 통신 수단”으로 발전했다고 보면 되겠네요. 이제 같은 집에서 사는 가족끼리도 전화 통화에 대해 장소와 시간의 제약이 없어졌습니다. 따라서 직장, 가정, 학교 어디서든지 휴대폰만 있으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모임과 약속을 정할 수 있게 되었지요.

당시만 해도 고등학생까지는 휴대폰 소지가 금지되었지만 대학생 정도 되면 누구나 개인 통신 기기인 “휴대폰”을 개통하여 사용하였습니다. 다소 비싼 기기값, 요금제를 사용해도 학생인 저는 친구들과의 연락 및 연애(?)의 수월함을 위해 너도 나도 휴대폰을 사용했습니다.

특히 연애에 있어서 “휴대폰 사용 방법” 에 따라서 밀당을 하기도 하였지요. 이때부터 연애 방법 중에 “휴대폰”은 밀당의 주요 도구였습니다.

200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니었지만 직장을 다니기 전까지만 해도 휴대폰 사용은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도구중 하나였습니다.

누군가에게 내가 연락을 하는 것보다 누군가로부터 연락이 오는 게 꽤 기다려지고 기대가 되었던거 같네요. 특히 “연애”를 할 때에는 상대로부터 연락을 기다리기 마련이니까요.

스마트폰의 등장 그리고 데이터를 주고 받는 시대

2007년경의 아이폰의 등장으로 인류의 통신 기기 역사는 한 획을 긋게 됩니다.

그동안 전화 통화나 문자 메시지 전송 만으로만 기능이 제한되던 휴대폰에서 “인터넷” 사용이 가능해지게 된 것이지요. 인터넷을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은 마치 작은 PC에 인터넷이 연결된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프리젠테이션에서 선보인 “아이폰”은 다시 한번 통신 기기의 혁명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휴대폰으로 통화 뿐만 아니라 인터넷을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관련 산업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됩니다. 또한 인간 관계의 통신은 “음성” 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서로 주고 받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데이터를 주고 받는 것은 스마트폰이 단순히 통신 기기의 기능을 넘어서 “업무”로도 활용할 수 있는 도구로 진화하게 된 것이지요. 이 때부터 인류는 스마트폰을 통해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스마트폰”은 단순히 통신 수단을 넘어서 인류 역사에서 꼭 필요한 도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누구나 “스마트폰”은 필수적인 도구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의 홍수 그리고 인간 관계의 스트레스

이 글에서 다루는 주제에 대해서 이제서야 언급을 할 거 같습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인류는 “데이터”의 홍수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인류는 현재 정보의 바다에 빠져 있다 – 픽사베이

내가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하나로 전세계의 정보를 검색하고 알아보는게 가능하고 전세계인을 대상으로 대화를 주고 받는게 가능해졌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으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업무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보니 우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는게 가능해 졌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저는 잠이 들기 전에 “유튜브” 를 통해 흥미로운 주제의 동영상을 시청하고 나서 자는게 일상중에 하나였습니다. 유튜브에는 전세계인들이 올려놓은 수많은 컨텐츠들을 내 폰으로 시청하는게 가능하다보니 워낙 재미있고 흥미로운 동영상들을 매일 접할 수 있습니다.

한개만 시청하고 자려고 해도 연관 동영상들을 보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1시간~2시간이 지나게 되고 수면에 들때쯤 시간이 새벽 1시~2시가 된적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오전 6시에 기상을 하게 되더라도 4시간 밖에 취침을 하지 못하게 됩니다.

가장 문제는 “회사에서 시도때도 없이 업무용 메시지”를 받는 상황입니다.

누구나 널리 쓰는 메신저인 “카카오톡”

우리는 스마트폰용 메신저들을 누구나 사용합니다. 특히 전국민이 누구나 아는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경우에는 누구나 설치되어 있고 누구나 소통을 위해 사용중입니다.

하지만 그 소통은 가족, 친구 만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직장 동료들과 업무용 단체 채팅방에 연결되어 있으면 시도 때도 없이 메시지 알림 소리나 진동을 듣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여기서 생깁니다.

시도 때도 없이 내 스마트폰으로 업무 지시나 독촉 메시지가 오지 않는가?

몇년 전에 어느 한 회사에서 겪었던 일입니다. 각 입사를 하고 나서 내 번호가 사내 그룹웨어에 등록이 되고 나서 좀 시간이 지나니 업무 관련 전화가 수시로 빗발쳤고 특히 무심코 추가했던 직장 동료들의 카카오톡 친구는 내게 수시로 업무 관련 내용을 묻는 통신 수단으로 발전했습니다.

업무 관련 전화나 메시지가 일과 중에만 오면 다행입니다. 일과가 끝난 다음에도 전화가 오기 시작했고 카카오톡 메시지도 수시로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원만한 관계를 위해 일일이 전화도 받고 답장도 했지만 점점 이런 것들로 인해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도저히 업무가 맞지 않아 퇴사를 결정하게 되었고 퇴사를 하자마자 저장된 번호를 삭제하였고 직장 동료들의 카카오톡 친구는 전부 “차단” 처리 하였습니다.

퇴사를 하고 나서 전 직장에서 친했던 동료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님 전임자가 엄청 바뻤는데 일부러 일과 끝나고 전화 안받으려고 별도 “업무용 폰” 개통하여 쓰고 다닌거 아세요? 그분은 업무 끝나면 그 업무용 폰을 회사에 두고 퇴근해 버립니다.

꽤나 좋은 아이디어 였습니다. ㅎㅎㅎ

이제 직장인은 업무용 폰은 필수일까?

이 앞전에 사례에서 다녔던 회사를 퇴사하고 한차례 더 이직을 한 끝에 현재 다니는 회사에서 “업무용 폰”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중에 가장 큰 것은 “일과 내 삶의 분리” 입니다.

얼마전에 잠시 개발을 쉬고 새로운 분야의 경험을 위해 FAE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 일을 하면서 느낀 점은 역시나 “사람 상대”가 가장 어려운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개발 업무를 하면서도 사람 상대가 어려웠지만 고객들을 주로 상대하는 FAE 는 수시로 통화나 이메일을 통해 업무를 하기 때문에 일과 시작 전이든 일과가 끝난 시간이든 간에 통화나 메시지가 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영업 직군이나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서비스 직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나의 전화번호 즉 명함을 불특정 다수에게 돌리게 됩니다. FAE 도 마찬가지로 내 명함을 다수의 고객들에게 뿌리게 되는데 이 전화번호가 노출이 되면 그들의 편의와 필요에 따라 아무 시간에나 전화나 메시지를 보내게 됩니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지만 제가 그들에게 내 휴식시간과 주말을 할애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회사와 계약한 사항은 주중 일과 중에 한해서만 이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일과중에만 딱 정해서 전화나 메시지를 받아서 처리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어쩔 수 없이 일과가 끝난 후에도 전화를 받거나 메시지를 보내야 되는 상황이지요.

그래서 저는 이번 회사에 들어오면서 주로 사용하는 제 폰의 번호를 회사에 공개한게 후회가 되었습니다. 차라리 “업무용 폰” 을 하나 만들어서 회사에 들어왔을 때 사용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이미 저는 “서브폰”을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폰은 현재 회사에 입사하고 나서 만든 폰이라 이미 제가 주로 사용하는 폰의 번호는 “명함”에 기재가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늦어버린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후에 현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이나 일터에 가게 된다면 저는 반드시 “서브폰”을 업무용 폰으로 쓸 생각입니다. 그런 다음에 일과가 끝나거나 받을 필요가 없을 때 그 폰의 연락을 무시하거나 안받으면 그만입니다.

내 명함을 보고 전화하는 사람들의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는 어떤 모르는 전화가 와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업무용 폰”이 생기면 일과가 끝나면 그 번호로 오는 전화는 업무용 전화가 틀림없기 때문에 안받아도 되는 전화로 판단하면 됩니다.

역시나 저는 “자유로운 프로그래머”로 사는게 맞는가 봅니다. 누군가에게 업무적으로 전화를 받기 싫어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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