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회사는 교육을 해주지 않는가?
신입을 뽑았으면 교육을 해줘야 하지 않나요?
코드도사 칼럼
신입 직장인이 회사를 입사하기 전에 가장 궁금한 부분 중에 하나는 입사 후에 업무와 관련하여 회사에서 “교육”을 해주는지 여부입니다. 신입 프로그래머 또한 회사를 입사하게 되면 교육을 해주는지 여부가 입사 향방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소수의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대다수의 기업들은 신입들에게 충분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특히 다수의 비율을 차지하는 “중소, 중견기업”들은 신입이라고 해서 일정한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하거나 교육의 시간을 충분히 주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은거 같네요.
그래서일까요? 중소, 중견기업에 입사한 많은 신입 프로그래머들이 “교육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규모가 적고 인원이 적은 회사일 수록 교육은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신입 프로그래머들에게 교육도 해주지 않고 일만 시키려는 회사. 과연 괜찮을까요?
회사와 학교의 차이
어느 정도 기업 규모가 크고 체계가 잡혀있는 대기업의 경우에는 경력이 거의 없는 “신입” 직원들에게 일정 시간 교육의 시간을 할당합니다. 특히 고객들을 현장에서 많이 상대하는 직군들의 경우에는 몇주~몇개월의 신입 직원 교육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프로그래머”의 경우에는 약간 분위기가 다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 언어에 대하여 교육을 해주는 곳은 대기업을 포함해서 그리 많지 않을겁니다. 예전에 삼성,LG 같은 전자 대기업들은 전공과 무관하게 “공채”를 했기 때문에 개발 부서에 배치받은 비 전공자 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래밍 언어” 교육을 한 사례는 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언어 교육 자체를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을겁니다. 애초에 “면접” 에서 해당 지원자들은 탈락을 하고 말겁니다.
따라서 신입 프로그래머라고 해도 기본 스킬인 “언어”는 능숙하게 하진 못해도 어느 정도 레벨에 올라와 있어야 할겁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회사에서도 교육을 해줄 의무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다면 회사에서는 어떤 교육을 해줘야 할까요? 제 생각에는 아래와 같습니다.
- 회사에서 개발 업무를 하기 위한 프로세스
- git 같은 형상 관리 시스템
- 회사 내부의 개발 도구들 사용법(서버 정보, 배포 프로세스 정보)
- 회사에서 개발 후 테스트 프로세스
- 만약 회사만의 자체 기술이 있다면 그 기술에 대한 세미나 및 가이드 교육
- 신입의 경우에는 적응할 수 있게 일정 기간동안 “적응 기간”을 준다.(과제를 내준다)
일단 위의 리스트보다 더 있을 수 있지만 제가 생각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 정도 인거 같습니다. 그 외에는 본인 스스로가 터득하고 공부해야 할 부분이 더 많은거 같네요.
따라서 이 외에 “프로그래밍 언어”를 교육을 해준다던가 특정 개발 지식에 대한 교육을 회사에서 해주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다소 무리한 요구이지 않나 싶습니다. 이 교육들은 스스로 해야 하는 기술들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학교”의 경우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는 모르는 지식이 대하여 질문을 하거나 별도의 시간을 할애해서 교육을 받는게 당연할 수 있습니다. 학교는 모르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가르쳐줄 의무가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회사”는 그럴 의무가 전혀 없습니다. 회사는 교육을 하는 기관이 아닌 “영리를 창출하는 집단” 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회사는 회사의 자체 기술이나 내부의 업무 프로세스 정도는 가르쳐줄 의무는 있습니다.
그 외에 프로그래밍 언어 같은 기본적인 기술이나 지식은 “회사”에서 가르칠 의무는 당연히 없습니다. 그 밖에서도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기반 지식들은 당연히 회사에서 가르쳐줄 의무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지식들을 회사에서 가르쳐 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가지는 프로그래머는 여전히 회사와 학교를 구분하지 못하는거 같습니다.
그렇지만 회사는 프로그래머를 키울 줄 알아야 한다
예전에 퇴사했던 회사에서 신입 프로그래머들과 대화를 해봤을 때 참으로 안타까운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해당 회사는 “경력자”들을 채용하기 굉장히 어려웠던거 같습니다.(규모가 작고 신입 연봉 수준이 낮은 회사)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신입 프로그래머들을 여러명 채용했습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프로그래밍 언어도 잘 다루지 못하는 프로그래머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회사는 그 프로그래머의 가능성(?)을 보고 채용한거 같았습니다.
한동안 해당 프로그래머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신입 프로그래머들도 나름 언어를 잘 다룬다고 하지만 실제 실무에 들어가면 개발에 필요한 지식이 부족하고 경험도 부족하여 시간이 오래 걸리고 난관에 자주 부딪히게 됩니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한 겁니다. 경력이 전혀 없는 프로그래머들이 단기간에 잘한다는 보장은 거의 없습니다. 한동안은 회사가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그들이 적응하고 어느정도 개발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줘야 하는 것이지요. 왜 언어를 잘 다루지 못하는 프로그래머를 뽑은 걸까요?
하지만 국내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은 그런 마인드를 가지지 못한 회사들이 너무 많습니다. 신입이라도 단기간에 모든 걸 잘 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합니다. 심지어는 입사하고 나서 별도로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교육 한번 안시키고 모든 걸 알아서 했으면 하는 마인드를 가진 회사도 많습니다.
규모가 작은 회사일 수록 인력도 부족하고 시간도 촉박한 건 이해됩니다. 하지만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와 수직적인 기업 문화는 신입 프로그래머들에게 적응을 어렵게 만드는 거 같습니다.
기술이 발전이 빠르다고 해서 프로그래머의 능력이 빨라지는건 아닙니다. 사람마다 편차가 있고 습득 능력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완벽하게 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런데 한국의 기업 특히 중소기업들은 적은 연봉을 지급하면서 모든 걸 잘할 수 있는 신입을 선호하는거 같습니다.
결국 그런 마인드의 회사는 결코 오래 가지 못합니다. 적응이 어려워 퇴사하는 프로그래머가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사람”이 중요한 IT 업종에서는 마치 “공장의 기계 나 부품” 같이 사람을 대한다면 결국 발전은 커녕 퇴보하고 말겁니다.
신입 때 부터 잘하는 사람을 뽑으려면 그만큼 “투자”를 하면 됩니다.
능력이 출중한 신입 프로그래머를 뽑고 싶으면 “연봉 1억”을 지급하면 됩니다. 그러면 그에 걸맞는 인재가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그만큼 사람에 대한 “투자”를 해야 된다는 의미입니다. 신입으로 입사해서 꽤 잘하는 프로그래머들을 본적이 있는데 연봉 1~2백 만원 올려주기 싫어서 떠나보낸 사례를 저는 꽤 많이 봤던거 같습니다.
연봉 올려주고 프로그래머를 더 일하게 하는게 나을까요? 아님 저임금에 신입 프로그래머를 다시 뽑는게 나을까요? 당연히 전자일 겁니다. 그만큼 국내 중소기업들은 투자에 인색하고 어떻게든 저렴하게 사람을 부릴려고 합니다.
즉 회사도 발전을 하려면 꼭 투자가 되어야 하는 거 같습니다. 그래야 프로그래머들도 더 열심히 개발을 하고 회사에 좋은 결과물을 가져다 줄겁니다. 또한 새로 입사한 프로그래머들에게는 적절한 회사 자체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겁니다.
프로그래머들이 회사에 많은 교육을 바라는 것은 결코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만 최소한의 교육도 해주지 않고 투자를 하지 않는 회사들도 결코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