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나니머스(Anonymous)와 프로그래머

어나니머스(Anonymous)를 들어보셨나요?

얼마전에 우연히 제 폰의 OTT 서비스에서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2005년작이었으며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으로 유명한 “휴고 위빙”, 레옹, 블랙스완으로 유명한 배우 “나탈리 포트만”, 설국열차에도 출연한 영국 유명 배우 “존 허트” 등이 출연한 영화입니다.

브이 포 벤데타의 한장면 – 다음 영화

출연진도 화려하고 더군다나 제작을 “워쇼스키 형제(현재는 자매)” 가 했다니 꽤 스케일이 있는 영화였습니다.

휴고 위빙이 목소리만 노출이 되었지만 연기가 일품이었고 나탈리 포트만은 20대 시절의 모습이 꽤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네요^^. 하지만 그녀도 그렇고 같은 나이 또래인 저도 같이 늙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영화 주인공의 “마스크” 가 어디선가 많이 봤던 마스크더군요. 알아보니 “가이 포크스” 가면이었습니다.

영국 저항 운동의 상징인 “가이 포크스”의 모습

가이 포크스는 중세 시대에 영국 성공회를 우대하는 정책을 편 “제임스 1세”를 암살하려다 실패하여 처형된 인물입니다. 그는 가톨릭 근본주의자였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당시 영국 국왕을 암살하려 했기 때문에 “저항의 상징” 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후에 “가이 포크스” 는 저항의 상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인류 역사에서 혁명이나 저항의 시점에서는 “가이 포크스”의 모습을 딴 가면을 쓰고 사람들이 저항 운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게 바로 “가이 포크스” 가면 입니다.

아랍의 봄 당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시위를 하는 레바논 사람들 – pixabay

브이 포 벤데타에서도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주인공이 등장하고 폭탄 테러를 일으키고 사람들의 시위를 종용하면서 거리로 쏟아져나온 사람들은 “브이” 가 전달한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이 포크스 가면은 자신의 얼굴을 가리면서 시위나 저항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애용되고 있습니다.

파티쇼 브이포 벤데타 가면 화이트 2p + 아이보리 2p, 혼합 색상

그런데 이 가면은 시위 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어디서 본 듯한 모습입니다. 알고보니 국제 해커 집단은 “어나니머스(Anonymous)” 에서도 자주 애용되고 있습니다.

어나니머스의 사전적 뜻은 “익명” 이라는 뜻입니다. 익명이라는 사전적 의미답게 어나니머스는 활동 멤버들이 누군인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으며 전 세계 네트워크 관련 해킹 사건이나 서버 마비 등을 종종 일으키고 있는 집단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왜? 무슨 목적으로 해킹 사건을 일으키는 지는 명확히 밝혀진게 없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보는 주로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악”의적인 행위보다는 기득권이나 권력에 대한 저항적 의미의 “선”한 목적의 해킹 사건을 일으킵니다.

브이 포 벤데타에서 나오는 주인공인 “브이(V)” 와 비슷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나니머스는 IS가 한창 테러사건을 일으킬 당시에 IS에게 복수를 경고하며 비교적 “선”한 행보를 보이는 편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도지코인으로 장난을 친 “일론 머스크” 에게 경고를 내리는가 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원흉인 “푸틴”에게 경고를 하며 공격을 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정확한 실체나 규모가 밝혀진게 없지만 국제 사회에서 “해킹”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는 집단이 “어나미머스” 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직접적인 행동이나 시위를 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컴퓨터”를 사용하여 프로그래밍을 통하여 “간접적” 으로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행위에 대한 파급효과는 엄청납니다. 각국의 정부기관의 서버를 마비하는 바람에 해당 기관의 업무가 마비되거나 하는 피해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그들의 영향력은 현재도 엄청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커(Hacker)? vs 크래커(Cracker)

저의 어렸을 적 꿈 중 하나는 “해커” 였습니다. 그런데 그 때 당시에 제가 착각했던 것 중 하나는 “해커”가 되면 전산망에 침투하여 고급 정보나 돈을 손쉽게 빼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마도 영화에서 묘사된 해커의 이미지를 연상했던 걸로 보입니다.

우리가 해커를 연상할때 어두운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편견이 있다 – pixabay

사실 위에 언급한 행위는 엄연히 “범죄행위” 입니다. 그래서 해커의 의미는 실질적으로는 이렇습니다.

  • 컴퓨터를 잘 다루거나 프로그래밍 실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
  • 컴퓨터나 시스템에 대하여 해박한 지식이 있고 그런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는 사람
  • 컴퓨터 보안에 대해 잘 알고 있으며 컴퓨터를 이용한 범죄 행위를 추척하거나 찾아낼 수 있는 전문가

즉 “컴퓨터를 잘 다루고 프로그래밍 실력이 뛰어난 사람” 을 일컫는 말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이에 반해 컴퓨터를 잘 다루거나 프로그래밍 실력이 뛰어나지만 그걸 이용해서 “범죄” 행위를 하는 것은 “크래커” 에 속한다고 보면 됩니다.

저의 꿈은 “해커” 가 맞았지만 떠올렸던 것은 “크래커” 였군요. 다행히도 저는 크래커의 행위는 여때까지 한적은 없습니다.

그럼 저의 꿈을 과연 실현되었을까요? 거기에 답을 하자면 “절반”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커가 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 을 잘해야 하는데 저는 프로그래밍을 할주는 알지만 “잘”은 하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저도 여전히 노력을 해야 하는 사람 중에 하나입니다.

어나니머스는 해커? 크래커?

그렇다면 국제 해커 집단인 “어나니머스” 는 해커일까요? 크래커일까요? 제 생각에는 좀 애매모호 합니다. 그 이유는 어나니머스가 그동안 일으킨 행위들이 때로는 해커일수도 있고 때로는 크래커일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나니머스 관련하여 최근 기사를 읽어보니 UN의 사이트를 해킹 했다고 하네요. 그런데 그들의 목적은 “대만”을 지지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어나니머스는 선한 목적을 위해 각국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의 사이트를 해킹하거나 “디도스” 공격을 감행합니다. 선한 목적이라고 하면 “해킹” 이지만 UN 의 사이트가 마비되거나 접속이 불가하다면 “크래킹”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어나니머스가 선한 목적으로 피해를 주지 않고 “해킹”을 했으면 좋겠군요.

위키리크스와 줄리안 어산지

해킹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생각이 났습니다. 바로 “줄리안 어산지” 입니다.

줄리안 어산지는 호주 출신으로 원래 프로그래머로 일을 하다가 정부기관의 비밀들을 폭로하는 폭로 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WikiLeaks)”를 창립합니다.

줄리안 어산지의 모습

위키리크스 창립 전에는 해커로도 활동을 했습니다. 그러다 위키리크스를 창립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각국 정보기관의 비밀 정보들을 빼내서 위키리크스에 올리는 “과감한” 행위들을 하였는데, 그중에서 911 테러 당시에 정부기관 관계자들이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 가 공개되면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습니다.

그의 이름은 전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그는 미국의 눈밖에 난 죄(?)로 수배 신세로 전세계를 도피하는 암울한 운명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2019년 영국에서 체포가 되면서 그는 영국의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중입니다.

그렇다면 그는 해커일까요? 크래커일까요? 그는 위키리크스를 창립한 언론인이자 프로그래머입니다. 따라서 각국의 비밀정보를 공개하여 사람들의 “알권리”를 제공하였다는 점에서는 “해커” 라고 불려도 될꺼 같습니다.

하지만 공개가 허용이 안된 기밀 문서를 확보하여 허락도 없이 공개를 한 것은 법적으로는 “범죄 행위” 입니다. 그래서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그의 행위는 “크래커”의 성격도 분명히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잘 사용하면 편리한 도구지만 잘못 사용하면 치명적인 도구이다

지금까지 어나니머스를 살펴보면서 느껴지는 것은 “소프트웨어” 라는 것은 생각보다 엄청난 도구라는 사실입니다.

제가 얼마전에 “소프트웨어를 배워두면 무기가 되는 이유” 에 대하여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소프트웨어를 다룰줄 알면 생각보다 활용할 수 있는 분야나 일들이 많습니다. 또한 현재 인류의 삶에는 “소프트웨어”가 꽤 밀접하게 녹아들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를 잘 다루는 “어나니머스” 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들은 단순히 집에서 “컴퓨터” 만 가지고도 해외 유명 웹 사이트를 해킹하거나 디도스 공격을 통해 마비를 시키는게 가능합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를 잘 다루고 프로그래밍을 잘 하는 것은 해당 사람에게 있어 “강력한 도구” 가 되는 셈입니다. 전쟁으로 따지면 일반 사병이 총을 들고 있다고 하면 프로그래머는 미사일이나 전투기 같은 도구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프로그래머가 선한 목적으로 “해커” 성격을 띄면 인류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주거나 기술이 발전하는 등의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지만, 악의적인 목적으로 전산망이나 사이트를 무력화 시키는 “크래킹” 공격이 행해질때 그 파장은 생각보다 엄청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9년 7.7 디도스 공격 사건이 유명합니다. 어떤 목적에서 디도스 공격이 이루어졌는지 알수는 없으나 청와대를 비롯하여 공공기관, 금융기관, 민간 기관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파장이 엄청나서 총리실 주재로 “사이버테러 긴급 회의” 가 열렸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소규모의 이런 공격 사건은 우리나라에서도 비일비재 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한 크래커들은 “돈”을 목적으로 이런 행위들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런 사례들은 소프트웨어가 그만큼 치명적인 효과를 가져다 주는 사례들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를 “선한 목적” 으로 사용하는데에 우리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할것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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